회사에서 새벽까지 야근을 하고 아침 7시 30분경 집에 들어와서 아침먹고 잠을 잤는데, 오후 2시경 마누라가 깨우면서 "큰일났다"며 뉴스를 보라고 한다. 노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는 소식이다.

관할 경남경찰서 발표에 따르면 금일 새벽 6시 40분경 사저 뒤의 봉화산 부엉이바위(높이 30미터)에서 뛰어내렸다고 하는데, 이 시간이면 내가 회사에서 주간업무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업무를 마무리 하고 있던 시점이다.

컴퓨터에 남긴 유서를 보면 그간 마음고생이 얼마나 심했는지 느낄 수 있다. "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조각"이라며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부분을 보면 갑작스런 심경변화에 따른 충동적인 결정이 아닌, 이미 오래전에 마음정리를 한 것으로 보여진다.

따지고보면, 노 전대통령의 혐의가 모두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그간 집권여당의 정권 수뇌부가 자행했던 수많은 범죄행위에 비할 바는 아니라고 본다.

물론 범죄행위에 있어 경중을 따지는 것 자체는 바람직하지 않다. 그러나 수천명의 자국 국민을 총칼로 학살하고 수많은 재벌집단에서 상상도 못할 자금을 수뢰했음에도 불구, 온가족이 여생을 편하게 보내고 있는  저 개 젓같은 인간들도 같은 하늘아래 숨쉬고 있는 걸 보면 범죄의 경중을 따지자고 하는 것도 무리는 아닐듯 싶다.

그들은 노 전대통령의 선택을 보고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? 노 전 대통령이 정치를 하기에는 너무 순수했던 것은 아닐까?

암튼 이래저래 마음 한 켠이 횡한 주말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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